'정희진의 어떤 메모'에서 느낀 불편함

나는 정희진 선생, 강준만 선생을 좋아한다. 그들만큼 세상을 앞서 가는, 성실하고 용기 있는 지식인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준만 선생의 책 <싸가지 없는 진보 -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이나 정희진 선생의 칼럼 '싸가지는 정치학이다'(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64591.html)는 나와 180도 다른 프레임을 갖고 있다.


대안이나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른바 진보진영 인사들의 언사 가운데 나를 가장 불편하게 하는 표현은 "우리가 언제 대안이나 콘텐츠가 없어서 졌느냐"는 것이다.


대안은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게 아니다. 대안 자체가 목적이다. 이겨서 권력을 잡는 것은 수단일 뿐이다.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둘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도덕론자(이른바 '싸가지론자') 중에 특히 많다.


누군가는 묻는다. '이기지 못하는데 이겼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나는 되묻고 싶다. '이겼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데 이기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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