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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

돌연변이와 퍼실리테이터 최근 한국사회 전체를 긴 호흡으로 전망하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희망제작소가 진행 중인 ‘시대정신을 묻는다’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지만 오랫동안 한국사회 전체를 조망하며 대안을 모색해 온 지식인들을 연달아 인터뷰한 뒤 공통점을 찾아내는 기획이다. 결론으로 현재 한국사회가 한 걸음 더 전진하려면 어떤 시대정신이 필요한지를 찾는 내용이다. 이 기획을 진행하느라, 운 좋게도 다양한 분야의 석학을 두루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인터뷰 대상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보수적인 이도, 진보적인 이도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같은 전직 경제 관료도,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같은 페미니스트 문화인류학자도 있다. 학자도 있고 현장을 누비는 운동가도 있.. 더보기
나의 살던 고향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막내의 등굣길에 동행했다. 신이 나서 아빠 손을 잡고 집을 나선 막내는 저 멀리 교문이 보이자 슬며시 손을 뿌리친다. 많이 컸구나, 속으로 감탄하면서도 마음 한쪽은 서운하다. 하지만 낯익은 교문 앞에서 그 마음은 스르르 녹아내렸다. 막내 입학식 날 교가를 제창할 때 나도 따라 불렀다. 첫째 입학식 때도 그랬다. 아이들도 학부모도 아직 모르는 교가를 나 혼자 큰 소리로 따라 부를 수 있었던 건, 아이들과 내가 초등학교 동창이기 때문이다. 내 고향은 서울이다. 어린 시절 자랐던 동작구 대방동에 아직도 산다. 하지만 나는 가끔 이 동네가 낯설다. 어릴 적 익숙하던 동네는 전혀 다른 곳처럼 변했다. 두부 공장 자리에는 신축 빌라가 들어섰다. 집 장사를 하려는지 층은 높고 칸은 많아 보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