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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

알파고가 이세돌을 대체하고 나면 이세돌과 알파고 사이 세기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며 나는 엉뚱하게도 최근 접했던 한 통계를 떠올렸다. 2015년 20대, 30대 가구소득이 사상 최초로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였다. 어쩌면 알파고가 20대, 30대의 경제적 안녕과 충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도 모르게 걱정하고 있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6천원으로 그 전 해보다 0.6% 줄었다. 놀라운 일이다. 아무리 경기가 나빴다고 하지만 평균소득은 꾸준히 상승했다. 20~30대면 그것도 왕성하게 일하고 근로소득을 벌어들일 때 아닌가. 실제로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하는 연령대인 20∼30대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2003년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2.. 더보기
동네 빵집이 달라졌어요 우리 집 앞에는 맛있는 단골빵집이 있다. 그 집이 어느 날 문을 닫아 걸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대기업 브랜드 빵집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간판으로 잘도 버티던 집이었다. 친절한 주인 아저씨 표정이 어른거렸다.다행히 눈 밝은 우리 아이가 기쁜 소식을 알려줬다. 실은 새로운 종류의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느라 잠시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다. 곧 다시 문을 연다고 했다. 돌아가 자세히 보니 공사중인 빵집 유리창에는 몇 주 뒤 다시 문을 연다고 써붙여져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몇 주 뒤 돌아온 빵집의 인테리어는 훨씬 더 세련되고 멋스러워졌다. 건강에 좋다는 발효빵도 들여왔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모카빵도 제 자리를 찾았다. 이런 정도라면 서울의 가장 부자 동네에 가도 어울리겠다는.. 더보기
신영복이라는 사람 저자인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방금 접했습니다. 제가 신영복 선생님의 이름을 을 통해 접한 때는 대학에 처음 발을 디뎠던 1991년이었습니다. 그때 캠퍼스에는 민주화의 흥분과 좌절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흥분이 있었습니다. 1987년 민주화의 결과로 자유로운 의견이 넘쳐났습니다. 이전까지 금기였던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습니다. 사회과학 서적들이 학교 앞 서점에 넘쳐났습니다. 자발적인 세미나와 학회들은 수준 높은 글을 읽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좌절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시위 진압 방식은 여전히 가혹했고,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가 시위 중 전경의 구타 뒤 사망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정권에 대해 항의하는 이들이 연달아 분신하는 사태가 .. 더보기